목록문화생활 Aro's Review (29)
서아롭게 평화로운

이불을 베고 베개를 덮었다 아무도 그리워하지 않기로 하고 그저 닮은 외로움을 배웠다 오늘밤은 누군가에게 속삭인다 그곳이 어디든 우리 만나자고 단칸방에서 나는 길을 잃고 길에는 내가 없는 것만 같다 기다리는 누군가는 누구인가 _나도윤, 시집 '위로의 폭언' 중에서 감상: 유난히 외로울 때 고이 접어둔 이불을 베고 누워 창밖을 바라본 적이 많습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지쳐 모두를 밀어내면 유달리 외로워진 나를 보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지 말자며 노력해보자며 애써도 그게 되지 않을때가 있죠. 그러면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착각이 일곤 합니다.

*스포일러 주의 *zipping 인터뷰에서 언급한 소설 *윤서아 공식팬카페 서아의 사서함에서 소설 으로 독서모임을 가졌었습니다 '나로서 살아가는게 무엇인가'를 단순하지만 명확하게 나타낸 책 -배우 윤서아, Zipping 인터뷰 중에서 종이책 기준 144페이지로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의 소설 긴긴밤은 전자책과 종이책 둘 다 있고요. 저는 전자책으로 구입하여 읽었습니다. 삽화도 있으니 종이책으로 읽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소설 긴긴밤을 완독하는데 약 2시간정도 걸렸고, 깊은 여운에 잠시간 눈을 감고 생각에 빠져들었어요. 윤서아 배우의 추천으로 보게 된 책이라 언급한대로 '나로서 살아가는게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보기도 하고 그냥 온전히 저만의 관점으로만 읽기도 해보았어요.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 이 글은 윤서아 배우 인스타그램 #해당피드 에 올라온 넷플릭스 영화 먼 훗날 우리 를 보고 쓰는 감상입니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Netflix 먼 훗날 우리 보러가기 * 스포일러 주의 *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꿈을 키운다는 것은 흔히 경제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되죠. 일을 구하는 것도 집을 구하는 것도 이미 해당 지역에서 자리 잡은 사람들과는 시작점이 많이 다릅니다. 그 속에서 남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여주는 흔한 쳇바퀴 같은 삶이 아닌 남자를 잘 만나 넉넉히 사는 꿈을 꿉니다. 희망을 품고 베이징 땅에 내딛은 지 몇 년이 지난 둘은 막연한 미래 속에서 서로 힘듦을 나누고 지지해줍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래 알고 지낸 고향 친구처럼 보여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으로 보이는 여주는 ..
* 번역본 출처: '마음챙김' - 샤우나 샤피로 저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 옳고 그름의 개념 너머에 들판이 있다. 그곳에서 너를 만날 것이다. 마음이 그 풀밭에 드러누울 때, 세상은 너무 꽉 차서 더 이상 말할 게 없다. 개념이니 언어니 심지어 서로라는 말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번역본 출처: 도서 '시를 읽는 오후' - 최영미 지혜는 시간과 더불어 온다 - 월리엄 버틀러 예이츠 이파리는 많아도, 뿌리는 하나 내 젊음의 거짓된 나날 동안 햇빛 속에서 잎과 꽃들을 마구 흔들었지만 이제 나는 진실을 찾아 시들어가리. The Coming of Wisdom with Time - W.B. Yeats (1865–1939). Responsibilities and Other Poems. 1916. THOUGH leaves are many, the root is one; Through all the lying days of my youth I swayed my leaves and flowers in the sun; Now I may wither into the truth.
📍 2022년 2월 16일 수요일 늦은 저녁 오랜만에 쓰게 되는 타래라 어색할 수 있습니다. 시집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시를 읽는 오후',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를 구입/대여했습니다. 이 중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은 윤서아 배우의 인스타에 올라왔던 시집 입니다. 나머지는 즉흥적으로 대여한 것입니다. 시를 이해 못할 때나 혹은 마음에 들었을 때나 자신에 대해 더 알게 되는 듯합니다. 감정을 발산하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체득하며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필사한 시는 둘입니다. 하나는 김춘수 시인의 꽃, 하나는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에서 나오는 너와 함께 있으면 입니다. 시를 읽으며 자기계발 서적..

* 독서모임때 썼던 감상 (아로 온라인 독서모임 링크모음) * 시 '나의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 기형도 그날 너무 캄캄한 길모퉁이를 돌아서다가 익숙한 장애물을 찾고 있던 나의 감각이, 딱딱한 소스라침 속에서 최초로 만난 사상, 불현듯 그날, 나의 플래시 속으로 갑자기, 흰 * 분석 너무 캄캄한 길모퉁이 = 고독하고 어려웠던 어린 시절 익숙한 장애물 = 가난, 궁핍, 고독 딱딱한 소스라침 속에서 최초로 만난 사상 = 군부정권의 독재와 압박 플래시 = 기자의 카메라에서 터지는 플래시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 언론 장악 시제목과 마지막 구절을 합치면 아래와 같은 문장이 된다. '그날, 나의 플래시 속으로 갑자기 들어온 흰 개' 독서모임을 하던 중 한 아로님이 기형도 시인이 대학시절 썼던 소설 를 소..

* 그 손이 이 손들이다 _ 마이클 로젠 * NHS (영국 공공의료서비스(NHS) 창립 60주년을 맞아 의료진에게 헌정된 시) * 시집 에서 발췌 그 손이 이 손들이다 마이클 로젠 맨 처음에 우리를 만지는 손이 이 손들이다. 당신 이마의 열을 재고 맥박을 세고 침상을 만들어 주는 손. 당신의 등을 두드려 주고 피부 반응을 살피고 팔을 잡아 주고 쓰레기통을 밀고 가고 전구를 갈고 수액량을 고정시키고 유리 물병의 물을 부어 주고 엉덩이를 바꿔 주는 손이 이 손들이다. 욕조에 물을 채워 주고 대걸레로 바닥을 닦고 스위치를 켜 주고 상처를 누그러뜨려 주고 탈지면을 소각시키고 따끔한 주사를 놓고 날카로운 기구들을 처리하고 검사 순서를 정해 주는 손. 소변줄 새는 걸 바로잡아 주고 침상 변기를 비워 주고 기도에 삽..

* 감상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박준 * 시 안과 밖, 박준 그 창에도 새벽 올까 볕 들까 잔기침 소리 새어 나올까 초저녁부터 밤이 된 것 같다며 또 웃을까 길게 내었다가 가뭇없이 구부리는 손 있을까 윗옷을 끌어 무릎까지 덮는 한기 있을까 불어낸 먼지들이 다시 일어 되돌아올까 찬술 마셨는데 얼굴은 뜨거워질까 점점 귀가 어두워지는 것 같을까 좋은 일들을 나쁜 일들로 잊을까 빛도 얼룩 같을까 사람이 아니었던 사람 버릴까 그래서 나도 버릴까 그래도 앉혀두고 한 소리 하고 싶을까 삼키려던 침 뱉을까 바닥으로 겉을 훑을까 계수나무 잎은 더 동그랗게 보일까 괜찮아져라 괜찮아져라 배를 문지르다가도 이내 아파서 발끝이 오므라들까 펼친 책은 그늘 같아지고 실눈만 떴다 감았다 할까 죄도 있을까 아니 잘..

* 시집 짠 하고 싶은 날에, 글 이지은, 그림 이지영 그런 사이 이지은 급하게 가까워지고 그만큼 아무렇지 않게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되는 건 싫다. 굳이 당신이 나를 보살피지 않아도 내가 당신을 요란스레 챙겨대지 않아도 미지근한 거리감으로 불편함 없이 유지되는 관계. 그렇게 번지듯 스며들어 결국에야 소중해지는 은근하게 든든한 사이. * 위의 시는 우연히 마주한 시. 전자책으로도 내주었으면 좋겠다.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지 갈수록 깊어지고 좁아지는 사람과의 관계 다 낯선 이들로만 가득한 순간에 기대하고 실망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나 그래서 공감되는 시.

* 번역본 굴하지 않으리 나를 감싸고 있는 밤은 온통 칠흑 같은 암흑 억누를 수 없는 내 영혼에 신들이 무엇을 하든 감사를 표한다 어쩔 수 없는 환경의 손아귀에 걸려들어도 나는 굴하거나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내리치는 위험 속에서도 머리는 피투성이였지만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분노와 눈물의 이 땅 너머엔 어둠의 공포만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세월의 오랜 위협에도 나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문이 얼마나 좁은지 얼마나 많은 형벌을 감내해야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고,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이다. _윌리엄 어니스트 헨리 * 원문 Invictus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

* 기형도 시인의 입 속의 검은 잎에서 발췌 * 시 해석 기형도 시인에게 책갈피, 책, 종이는 사람의 내면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오래된 서적이나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흔해빠진 독서 같은 시로 미루어보았을 때 더더욱 확신에 듭니다. 그는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면 힘없는 책갈피가 이 종이를 떨어뜨린다고 해요. 이 종이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그 다음 행의 '그때 내 마음'이라고 읽힙니다.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희망을 성취하고자 했던 마음과 기대가 시간이 흐르고 허망해졌음을 말하는 것 같아요. 이루어지지 않은 희망은 곧 실망으로 변하고 그것만큼 허망하고 괴로운 것이 없으니까요. 보았으니, 않았으니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괴로움을 토해내는 시로 볼 수..

* 생각 한 줄 타래는 윤서아 배우가 추천 혹은 언급한 책과 영화, 음악, 드라마 등에 대한 스쳐 지나가는 짤막한 감상과 생각을 적는 글입니다. 📍 2021년 11월 24일 수요일 손택수 시인의 시집 를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이해하게 되어 기쁨에 찍은 시가 하나 있습니다. 시 명옥헌 입니다. 계절이 흐르고 연못이 변하는 모습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네요. 꽃이 지니 물이 운다 / 물이 우니 꽃이 진다 로 시작과 끝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행에서 다시 첫행으로 이어지는, 그렇게 사계절을 나타낸 듯 합니다. 찾아보니 유명한 곳이더군요. (담양 명옥헌) 빌딩 숲에 갇혀 살았던 탓인가 참 모르는 곳이 많네요. 시와 조금 친밀해졌나봅니다. 그만큼 감정이 올라오고 진정하는 시간까지 오래 걸립니다. 좋은 ..
*출처: 시집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소윤 저 네가 살고 싶은 대로 소윤 나는 네가 인생을 마음대로 살면 좋겠다 사람들이 인정하는 인생이나 올바르다 정해진 길 따윈 없으니까 넌 사랑이 가득한 아이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 자존감이 충만한 사람은 대부분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산다던데 어깨 쭉 펴고 당당해지길 너의 감정과 생각은 너만의 것이니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완벽하고 빛나는 인생이니까 내일이 없는 것처럼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오늘을 보냈으면 남들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거침없이 너만의 미래를 그렸으면 온 마음 다해 네가 살고 싶은 대로 살면 좋겠다

* 손택수, *20211008 윤서아 인스스 시 검은 혀 - 손택수, *20211109 생각한줄타래에 남겼던 시 먼 곳이 있는 사람 손택수 걷는 사람은 먼 곳이 있는 사람 잃어버린 먼 곳을 다시 찾아낸 사람 걷는 것도 끊는 거니까 차를 끊고 돈을 끊고 이런저런 습관을 끊어보는 거니까 묵언도 단식도 없이 마침내 수행에 드는 사람 걷는 사람은 그리하여 길을 묻던 기억을 회복하는 사람 길을 찾는 핑계로 사람을 찾아가는 사람 모처럼 큰맘 먹고 찾아가던 경포호가 언제든 갈 수 있는 집 근처 호수공원이 되어버렸을 때를 무던히 가슴 아파 하는 사람 올림픽 덕분에 케이티엑스 덕분에 더 멀어지고 만 동해를 그리워하는 사람 강릉에서 올라온 벗과 통음을 하며 밤을 새우던 일도 옛일이 돼버리고 말았으니 올라오면 내려가기 바쁜..

슬픔의 우물 슬픔의 우물에 빠져 고요한 수면 밑 어두운 물속으로 내려가 숨조차 쉴 수 없는 곳까지 가 본 적 없는 사람은 결코 알지 못한다, 우리가 마시는 차고 깨끗한 비밀의 물이 어느 근원에서 오는지. 또한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무엇인가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던진 작고 둥근 동전들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것을 _데이비드 화이트 (역 류시화, 마음챙김의 시 중에서) 원문 The well of grief* Those who will not slip beneath the still surface on the well of grief, turning down through its black water to the place we cannot breathe, will never know the so..

눈풀꽃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대지가 나를 내리 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_루이스 글릭(번역 류시화, 마음챙김의 시에서) 원문 Snowdrops Do you know what I was, how I lived? You know what despair is; then winter should ha..

* 윤서아 배우의 추천 시집 감상글 * 주로 책 한 권을 전부다 읽고 감상을 쓰는 편이지만 시집은 시 하나 하나마다 곱씹고, 생각하고, 찾아봐야 할 것이 많네요. 그래서 나눠서 감상을 써보려 합니다. * 2021년 8월 11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중 팬의 질문 제일 좋아하는 시집에 대한 답 * 이번에 인상 깊었던 시 84p 받아놓은 일도 이번 주면 끝을 볼 것입니다 하루는 고열이 나고 이틀은 좋아졌다가 다음 날 다시 열이 오르는 것을 삼일열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젊어서 학질을 앓은 주인공을 통해 저는 이것을 알았습니다 다행히 그는 서른 해 정도를 더 살다 갑니다 자작나무 꽃이 나오는 대목에서는 암꽃은 하늘을 향해 피고 수꽃은 아래로 늘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것은 제가 전부터 알고 있던 것입니다 늦은 해가 ..

별이 하나씩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별 하나씩 뜬다면. 빛나는 밤하늘 아래 맞은편 당신의 얼굴도 환하다. 은하수다. - 소윤, 중에서

* 생각 한 줄 타래는 윤서아 배우가 추천 혹은 언급한 책과 영화, 음악, 드라마 등에 대한 스쳐 지나가는 짤막한 감상과 생각을 적는 글입니다. * 불규칙적이겠으나 자주 작성할 예정입니다. 📍 2021년 11월 9일 화요일 박준 시인의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를 완독했습니다. 차분하다가도 중간중간 눈물이 올라올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시 에서 먹먹하니 머물렀습니다. 신경숙 작가의 소설 가 떠올랐습니다. 먹구름이 결국 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습니다. 그럴 때가 있습니다. 감정은 치밀어 오르지만 누군가와도 공유하기 어려운 상태. 나를 모르거나, 너무 격하거나. 이럴 때는 글귀에 의지하기가 참 좋습니다. 인형은 제 방식이 아니니 여분의 베개를 끌어안고 글을 읽습니다. 시를 읽을수록 막혀있던..

사랑에 흠뻑빠진 적이 있다 비에 젖고 나면 더 이상 젖지 않는 것처럼 젖어가는 마음이라 더 이상 말릴 수 없는 것처럼 당신을 무척이나 좋아한 적이 있다 좋아하는 마음에는 정도가 없어서 더 이상 젖을 곳이 없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나는 어느새 바닷속이었다 - 소윤,

고요한 연못이 되라, 너의 얼굴이 빛과 경이로움을 반사하게 하라. 잠자리가 되라, 조용하지만 기쁨에 넘치는. 꽃봉오리가 되라,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나무가 되라, 쉴 그늘이 되어 주는. 나비가 되라, 지금 이 순간의 풍요를 받아들이는. 나방이 되라, 빛을 추구하는. 등불이 되라, 길 잃은 이들의 앞을 비추는. 오솔길이 되라, 한 사람의 갈 길을 열어 주는. 처마에 매달린 풍경이 되라, 바람이 너를 통과하게 하고 폭풍을 노래로 만들 수 있도록. 비가 되라, 씻어 내고 맑게 하고 용서하는. 풀이 되라,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다리가 되라, 평화로운 마음으로 건너편에 이르는. 이끼가 되라, 너의 강함을 부드러움과 자비로움으로 누그러뜨리는. 흙이 되라, 결실을 맺는 정원사가 되라, 자신의 질서를 창조해 나가는...

* 생각 한 줄 타래는 윤서아 배우가 추천 혹은 언급한 책과 영화, 음악, 드라마 등에 대한 스쳐 지나가는 짤막한 감상과 생각을 적는 글입니다. * 불규칙적이겠으나 자주 작성할 예정입니다. 📍 2021년 11월 6일 토요일 종일 비가 내리는 금요일 낮, 박준 시인의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의 한 페이지를 또 넘겼습니다만 더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손목을 잡아 당겨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시를 계속 만나는 중입니다. , 금요일 밤, 해야 할 일이 많아 앞전 시들로부터 가까스로 벗어났다가 잠들기 직전 또다른 시집을 열었습니다. 또 붙잡혔습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도 생각이 나는 시를 만났습니다. 이 책은 그냥 제가 따로 산 시집입니다. 류시화, 마음 챙김의 시 * 자꾸 생각나는 시 눈풀꽃 내가 ..

* 생각 한 줄 타래는 윤서아 배우가 추천 혹은 언급한 책과 영화, 음악, 드라마 등에 대한 스쳐 지나가는 짤막한 감상과 생각을 적는 글입니다. * 불규칙적이겠으나 자주 작성할 예정입니다. 📍 2021년 11월 4일 목요일 입 속의 검은 잎은 외로움, 고독, 후회 위주라면 바다는 잘 있습니다는 사랑과 사람의 이야기 같았고,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는 생활을 녹여내 공감을 이끌어내는 시로 가득한 것 같습니다. 세 시집이 지닌 각기 다른 색채에 문득 프랑스 국기가 떠올랐습니다. (파랑, 하양, 빨강) 영화 CODA 코다를 지난 주엔가 보았고 감상을 쓰려고 머릿속으로 그려보다가 문득 소설 당신들의 천국이 떠올랐습니다. 장애를 앓거나 모두가 기피하는 병을 가졌거나. 그들이 흔한 남과 다른 특별한 ..

* 작성일: 10월 31일 2021년 일요일 * 작성 계기: [윤서아] 팬카페 서아의 사서함에서 독서모임 2, 3회 차 이후 생각 정리. 약간의 사담도 있음. * 이전 글: [감상] 윤서아 배우의 추천 도서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 독서모임 2회차 감상 순서: 물 속의 사막 -> 위험한 가계 1969 -> 너무 큰 등받이의자 * 독서모임 3회 차 감상 순서: 오래된 서적 -> 흔해빠진 독서 -> 질투는 나의 힘 * [링크모음] 아로 온라인 독서모임 부제 : 연민이라는 무저갱 *무저갱(無低坑, Abyss): 바닥이 없이 깊은 구덩이 알면 알수록 기형도 시인은 참 안타까운 삶을 살다가 젊은 나이에 떠났습니다. 만약 지금까지 이 세상에 멋진 시를 계속 쓰고 있었다면, 기형도 문학관에 어제 출간한 새..

2021년 10월 8일 자정에 가까워지는 시간에 윤서아 배우가 인스타 스토리를 올렸었어요. [기록] 윤서아 배우 인스스 20211008 이때의 인스스, 아로들은 아로징어게임#관련 글 에 빠져서는 달고나에 구멍날 정도로 핥고 있었는데 말이죠. 6장의 인스스는 아로들에게 길고도 긴 여운을 안겨다주었어요 ㅋㅋ 그 드라마틱한 분위기 전환은 잊을 수가 없네요. 이번 감상은 윤서아 배우의 인스스부터 시작할거에요. 첫번째 사진은 혼란을 겪는 아이가 어떤 친구에게 문자로 묻는 것 - 답변은 그 고민에 관심 없는 타인. 두번째는 속 빈 껍데기 공감으로 상처 받아 분노하는 이에 대한 시. 세번째는 의문. 네번째는 차츰차츰 서로를 받아들이는 모습. 다섯번째는 받아들이다가도 탈이 날 수 있음을, 타인에겐 괜찮아도 자신에겐 괜..

시집 추천 글로 바로가기 이 시집에 대한 감상은 여러차례 읽을 때마다 올리겠습니다. 왜냐고요? 처음 읽으면서 느낀 충격이 너무 컸거든요. 이 시집은 기형도 시인의 '입 속의 검은 잎'을 읽을 때처럼 제 감상이 일관되지 않을 것 같아요. 어릴때부터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하며 살던 저에게 너무도 너무도 어려웠거든요. 시를 하나씩 넘길 때마다 제 두뇌의 어느 부위가 언어를 관장하는지 적나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정말 어려웠습니다. 아직 시집 끝에 있는 해설도 안 읽었고 그나마 감성 있는 친동생이 친절히 설명해주려고 하는데, 일단 이 날 것의 감상을 써야만 할 것 같네요. 중간중간 육성으로 '이게 무슨 소리야?'가 튀어나오고 괜히 시야가 흐려지고 하늘을 바라보고 다시 책을 봤어요. 수십 년 간 인공물로 막혀있..

시집 추천 글로 바로가기 이 시집은 윤서아 배우의 추천으로 보게 된 거고요. 앞으로도 이 블로그에 올리는 책이나 영화, 드라마 리뷰는 전부 윤서아 배우의 추천 작품만 할 생각입니다. 신기해요. 경험을 토대로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딱딱한 순서도로 나타내는 제 자신이 이런 감상을 가질 수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영화 리뷰도 제 기준에서는 감성을 온전히 끌어낸 거였거든요 (해당 글로 바로가기: 2021.09.28 [감상] 영화 '노매드랜드') 그 감상을 동생한테 보여주니 로봇이 감성을 마침내 배웠다고 감탄하더라고요. 제 딴에는 감성을 끌어모아서 쓴 짤막한 글을 보여줬을 주고 논문 쓰냐는 소리를 들은 게 불과 일 년 전이었는데 말이죠. 하여간 이번에도 제멋대로 작성한 감상이고요. 이렇게 덕질이 유익할 수가..

윤서아 배우 인스타 바로가기 아름다운 풍경, 잔잔한 연출에 폭풍우 같은 내용을 보여준 영화 '노매드랜드'. 윤서아 배우가 8월 11일 수요일이 끝나갈 무렵에 열었던 인스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팬들에게 추천한 영화예요. 주변에서 노매드랜드 언급을 많이 해주어서 알고 있었는데요. 저는 윤서아 배우가 추천해주었기에 본 거였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재생을 눌렀다가 그대로 영화에 빨려 들어 가버렸죠. 10초 당기기 누르는 게 습관인데 도리어 다시 보기를 누르고 벌써 세 번째 보는 중입니다. 이 글 다 쓰고 나면 멈춘 곳부터 이어서 보려고요. 이제 제멋대로 감상 시작합니다! 특별한 양식 없이 처음으로 영화 감상을 써보는 거라 미숙한 부분이 있을 거에요. 부디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스포일러 주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