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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롭게 평화로운

* 이 글은 윤서아 배우 인스타그램 #해당피드 에 올라온 넷플릭스 영화 먼 훗날 우리 를 보고 쓰는 감상입니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Netflix 먼 훗날 우리 보러가기 * 스포일러 주의 *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꿈을 키운다는 것은 흔히 경제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되죠. 일을 구하는 것도 집을 구하는 것도 이미 해당 지역에서 자리 잡은 사람들과는 시작점이 많이 다릅니다. 그 속에서 남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여주는 흔한 쳇바퀴 같은 삶이 아닌 남자를 잘 만나 넉넉히 사는 꿈을 꿉니다. 희망을 품고 베이징 땅에 내딛은 지 몇 년이 지난 둘은 막연한 미래 속에서 서로 힘듦을 나누고 지지해줍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래 알고 지낸 고향 친구처럼 보여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으로 보이는 여주는 ..

* 독서모임때 썼던 감상 (아로 온라인 독서모임 링크모음) * 시 '나의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 기형도 그날 너무 캄캄한 길모퉁이를 돌아서다가 익숙한 장애물을 찾고 있던 나의 감각이, 딱딱한 소스라침 속에서 최초로 만난 사상, 불현듯 그날, 나의 플래시 속으로 갑자기, 흰 * 분석 너무 캄캄한 길모퉁이 = 고독하고 어려웠던 어린 시절 익숙한 장애물 = 가난, 궁핍, 고독 딱딱한 소스라침 속에서 최초로 만난 사상 = 군부정권의 독재와 압박 플래시 = 기자의 카메라에서 터지는 플래시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 언론 장악 시제목과 마지막 구절을 합치면 아래와 같은 문장이 된다. '그날, 나의 플래시 속으로 갑자기 들어온 흰 개' 독서모임을 하던 중 한 아로님이 기형도 시인이 대학시절 썼던 소설 를 소..

* 감상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박준 * 시 안과 밖, 박준 그 창에도 새벽 올까 볕 들까 잔기침 소리 새어 나올까 초저녁부터 밤이 된 것 같다며 또 웃을까 길게 내었다가 가뭇없이 구부리는 손 있을까 윗옷을 끌어 무릎까지 덮는 한기 있을까 불어낸 먼지들이 다시 일어 되돌아올까 찬술 마셨는데 얼굴은 뜨거워질까 점점 귀가 어두워지는 것 같을까 좋은 일들을 나쁜 일들로 잊을까 빛도 얼룩 같을까 사람이 아니었던 사람 버릴까 그래서 나도 버릴까 그래도 앉혀두고 한 소리 하고 싶을까 삼키려던 침 뱉을까 바닥으로 겉을 훑을까 계수나무 잎은 더 동그랗게 보일까 괜찮아져라 괜찮아져라 배를 문지르다가도 이내 아파서 발끝이 오므라들까 펼친 책은 그늘 같아지고 실눈만 떴다 감았다 할까 죄도 있을까 아니 잘..

* 윤서아 배우의 추천 시집 감상글 * 주로 책 한 권을 전부다 읽고 감상을 쓰는 편이지만 시집은 시 하나 하나마다 곱씹고, 생각하고, 찾아봐야 할 것이 많네요. 그래서 나눠서 감상을 써보려 합니다. * 2021년 8월 11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중 팬의 질문 제일 좋아하는 시집에 대한 답 * 이번에 인상 깊었던 시 84p 받아놓은 일도 이번 주면 끝을 볼 것입니다 하루는 고열이 나고 이틀은 좋아졌다가 다음 날 다시 열이 오르는 것을 삼일열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젊어서 학질을 앓은 주인공을 통해 저는 이것을 알았습니다 다행히 그는 서른 해 정도를 더 살다 갑니다 자작나무 꽃이 나오는 대목에서는 암꽃은 하늘을 향해 피고 수꽃은 아래로 늘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것은 제가 전부터 알고 있던 것입니다 늦은 해가 ..

2021년 10월 8일 자정에 가까워지는 시간에 윤서아 배우가 인스타 스토리를 올렸었어요. [기록] 윤서아 배우 인스스 20211008 이때의 인스스, 아로들은 아로징어게임#관련 글 에 빠져서는 달고나에 구멍날 정도로 핥고 있었는데 말이죠. 6장의 인스스는 아로들에게 길고도 긴 여운을 안겨다주었어요 ㅋㅋ 그 드라마틱한 분위기 전환은 잊을 수가 없네요. 이번 감상은 윤서아 배우의 인스스부터 시작할거에요. 첫번째 사진은 혼란을 겪는 아이가 어떤 친구에게 문자로 묻는 것 - 답변은 그 고민에 관심 없는 타인. 두번째는 속 빈 껍데기 공감으로 상처 받아 분노하는 이에 대한 시. 세번째는 의문. 네번째는 차츰차츰 서로를 받아들이는 모습. 다섯번째는 받아들이다가도 탈이 날 수 있음을, 타인에겐 괜찮아도 자신에겐 괜..

시집 추천 글로 바로가기 이 시집에 대한 감상은 여러차례 읽을 때마다 올리겠습니다. 왜냐고요? 처음 읽으면서 느낀 충격이 너무 컸거든요. 이 시집은 기형도 시인의 '입 속의 검은 잎'을 읽을 때처럼 제 감상이 일관되지 않을 것 같아요. 어릴때부터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하며 살던 저에게 너무도 너무도 어려웠거든요. 시를 하나씩 넘길 때마다 제 두뇌의 어느 부위가 언어를 관장하는지 적나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정말 어려웠습니다. 아직 시집 끝에 있는 해설도 안 읽었고 그나마 감성 있는 친동생이 친절히 설명해주려고 하는데, 일단 이 날 것의 감상을 써야만 할 것 같네요. 중간중간 육성으로 '이게 무슨 소리야?'가 튀어나오고 괜히 시야가 흐려지고 하늘을 바라보고 다시 책을 봤어요. 수십 년 간 인공물로 막혀있..

시집 추천 글로 바로가기 이 시집은 윤서아 배우의 추천으로 보게 된 거고요. 앞으로도 이 블로그에 올리는 책이나 영화, 드라마 리뷰는 전부 윤서아 배우의 추천 작품만 할 생각입니다. 신기해요. 경험을 토대로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딱딱한 순서도로 나타내는 제 자신이 이런 감상을 가질 수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영화 리뷰도 제 기준에서는 감성을 온전히 끌어낸 거였거든요 (해당 글로 바로가기: 2021.09.28 [감상] 영화 '노매드랜드') 그 감상을 동생한테 보여주니 로봇이 감성을 마침내 배웠다고 감탄하더라고요. 제 딴에는 감성을 끌어모아서 쓴 짤막한 글을 보여줬을 주고 논문 쓰냐는 소리를 들은 게 불과 일 년 전이었는데 말이죠. 하여간 이번에도 제멋대로 작성한 감상이고요. 이렇게 덕질이 유익할 수가..